연합뉴스 기사전송 2008-11-26 06:07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들이 내달 각 충전소에 공급할 LPG가격을 인상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2월 LPG공급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11월분 LPG수입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LPG공급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지만,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때문에 오히려 공급가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26일 LPG수입업계에 따르면 SK가스, E1 등 LPG수입업체들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이번 달에 국제LPG가격을 프로판가스는 t당 490달러, 부탄가스는 t당 490달러에 각각 수입했다. 이는 지난달에 견줘 프로판가스는 t당 300달러, 부탄가스는 t당 320달러나 낮은 수준이다.
11월분 LPG수입가격 하락에 따라 직전 달 수입가격과 환율 등을 반영해 LPG수입업체들이 정하는 12월 LPG공급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이 LPG수입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환율이 LPG수입가격 하락으로 발생한 공급가격 인하요인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만 해도 달러당 1천200원대에서 게걸음을 치던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21일, 24일, 25일에는 달러당 1천500원대로 올라서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그동안 요동치던 환율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환율 안정을 전제로 12월 LPG공급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할 것을 검토했던 LPG수입업계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으며, 공급가격을 올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LPG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수입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12월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LPG수입업계는 이번달에도 환율 폭등 등의 영향으로 인해 ㎏당 25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있었음에도 급격한 가격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줄이고 경제상황 악화로 인한 택시업계와 서민층의 어려움을 감안해 공급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다음달에는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환율 등락에 따라 가격인상폭은 달라지겠지만, 다음달 LPG공급가격을 ㎏당 50~100원 정도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PG수입업계는 수입가격과 환율,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감안해 매달 마지막날 다음달 LPG공급가격을 결정해 각 충전소에 통보한다. 앞서 LPG업계는 올해 들어 2월과 4월, 8월, 11월에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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