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가구당 평균 344만원 헌금·58%가 십일조
순복음교단, 헌금강조 1위·회계투명성 꼴찌
개신교 신자들 가운데 헌금을 많이 하거나 교회를 더 오래 다니거나, 교회 내 직분(장로 등)이 높거나, 헌금을 많이 하는 신자일수록 ‘헌금을 하면 복을 더 많이 받는다’는 기복적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른교회아카데미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11~13일 전국 개신교인 493명을 대상으로 ‘헌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의식’을 전화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헌금하면 그만큼 또는 그 이상의 복을 받는다’는 진술에 대해 일반 교인의 59.8%가 긍정했다. 긍정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0% 가량 높았다. 또 교회에 다닌 지 10년 미만인 신자의 긍정률이 39.8%인 데 비해 40~49년 된 신자는 70.6%의 긍정률을 보였고, 연간 100만원 이하의 헌금을 하는 신자들은 절반 가량이 긍정했으나, 500만원 이상 헌금하는 신자는 3분의 2 이상이 헌금할수록 복을 받는다고 답했다.
목회자가 헌금을 강조하는 정도를 교단별로 보면 ‘하나님의성회 순복음교단’ 신자들이 ‘매우 많이 강조한다’(23.5%)와 ‘약간 강조하는 편이다’(28.7%)로 답해 다른 교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모든 교인들에게 재정보고 문서를 배부한다’는 재정회계 투명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성결교(60%) △독립교회(55.6%) △침례회(52.2%) 순으로 나타났으나 하나님의성회 순복음교단은 15.4%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은 57.8%가 십일조 헌금을 하고 있다고 했으며, 헌금자들의 98.4%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구당 평균 헌금액은 344만8천원으로 나타났으며, 교단별로는 하나님의성회순복음교단과 독립교회에 속한 교인들이 지난 한해 동안 각각 500만원 이상을 헌금해 가장 많이 헌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헌금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일반교인 응답자의 49%는 ‘성경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 31%는 ‘감사의 표현으로’, 7.4%는 ‘교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6.1%는 ‘선교나 봉사의 필요를 위해’, 3.1%는 ‘교회 건물이나 시설 유지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도 전 세계 종교를 망라해 가장 십일조 헌금에 충실한 한국 개신교인들의 면모가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실제 한국 개신교의 자금력은 익히 공인되어온 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지난 2006년도 종교단체 연간 운영자금 내용을 보면 불교가 4610억원, 천주교가 3390억원인 데 비해 개신교는 3조1760억원이었다.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거의 10배에 육박한 자금력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개신교인 500만명의 월평균 헌금액을 12만5600원으로 보고 연간 헌금액을 7조50여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번 조사 연구 책임자인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조사자들은 헌금이 (사용될) 우선적인 목적에 대해 대부분이 사회봉사와 구제라고 믿었으나 실제 한국 교회의 사회봉사 및 구제활동에 대한 지출은 전체 예산의 10%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며 대개 5% 수준에 불과하고, 지출의 대부분이 이웃과 사회가 아니라 내부 유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면서 “헌금 사용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이번 조사를 놓고 오는 24일 오후 2~5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학계의 ‘헌금:근거,역사, 실천’을 주제로 연구논문 발표회를 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